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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 신부 드레스보다 빠르게 정장 맞추기 (강남 키하우스)

줌석 2025. 5. 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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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 3월.

예식장 계약까지 끝나고 결혼식 날짜까지 나오니 뭔가 진전이 있어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한 건 아무것도 없죠.

시작이 반이라지만 사실 시작은 시작일 뿐, 일의 진척도로 따지면 10%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해야 할일은 산더미 같습니다.

  1. 신랑 예복 맞추기
  2. 신혼집 마련하기
  3. 신혼집 인테리어
  4. 신혼집 가전가구
  5. 신부 드레스 투어
  6. 스튜디오 촬영
  7. 예식장 식사 해보기
  8. 양가 부모님 한복/정장
  9. 청첩장 만들기 / 돌리기
  10. 신혼여행 계획하기

이 외에 자잘한 것 까지 생각하다보면

올해 나의 주말은 사망선고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다른 것들은 연말로 다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그럼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신랑 예복 맞추기 입니다.

우선 나이가 이쯤 되니까 애송이인듯 아닌듯 주변에 관련 직종의 지인이 많아집니다.

고등학교 친구 한명이 과거 정장 재단사를 하다가 그만 둔 기억에 전화를 걸어봅니다.

친구가 추천 해준곳은 두 곳 입니다.

"제네리꼬"

https://www.instagram.com/genericobespoke/

 
"키하우스"
 
두 곳 다 좋은 곳으로 소개 받았는데

 

저는 아래의 "키하우스"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1. 가격표를 공개 했다는 점
  2. 모델이나 마네킹 레퍼런스보다 실고객 착용 레퍼런스가 많았던 점
  3. 담당자가 완성까지 바뀌지 않는다는 점
  4. 친구가 내 성격을 알고 강력 추천했다는 점

담당자가 중간에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되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했던 느낌이 완전 달라질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3번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예 모르는 분야는 전문가와 대화는 통할정도로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을 파악하는 친구가

키하우스를 가면 해소될 것이라는 말에 당장 예약을 잡아 봅니다.


23년 9월.

키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학동역 근처에 있고 건물 밖에서부터 클래식한 멋이 흘러 나옵니다.

자리로 안내 받아 기다리는 동안 설문지를 간단하게 작성해보았습니다.

촬영일도 알려줘야 하는건

촬영용 의상 2벌을 빌려준다는 사실.

보통 맞춤 정장 업체가 다 하는 서비스긴 하지만 확인해야하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시작 된 원단 고르기.

키하우스의 대표님께서 저랑 몇마디 나눠보더니 바로 이렇게 주르륵 보여주십니다.

국산 원단부터 이태리 - 영국 원단까지.

가격도 국산-이태리-영국 순으로 영국이 제일 비쌉니다.

싸다고해서 안좋은건 아니라고 설명해주시지만

비싼게 좋은건 문외한이 봐도 한눈에 알아볼만합니다.

이 원단 고르는데만 거의 한시간 가까이 이야기 나눈 듯 합니다.

대표님께서는 적절히 설명해주시고 조언해주는 선에서 그쳤고

제가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편하게 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입어보거나 실제 옷으로 보고싶은 원단은 최대한 보여주십니다.

그렇게 고르게 된 원단입니다.

보통의 남자들이 그러듯

백화점 초입에 세워져 있는 마네킹만 보고

"여기 있는걸로 다 주세요"를 시전,

대표님이 입고계시던 정장 원단으로 결국 고르게 됩니다.

이럴거면 왜 고민했나 싶기도 하지만

정말 설명듣고 원단을 보다보면 다 욕심이 나게 될겁니다.

해당 원단은 버드아이라는 독특한 패턴이 수놓아져있고

가까이서보면 디테일하고 고급스러움을 자아냅니다.

 
 

원단을 고르고 나니 또 고를게 많았는데

이건 일사천리입니다.

대표님이 그냥 거의 정해주십니다. 이게 이쁘다 저게 낫다.

그러다가 취향으로 갈리는 부분은 이건 이런느낌 저건 저런느낌 설명해주셔서

선택하기 정말 쉽습니다. 이건 10분정도 걸렸네요.

이후 사이즈를 정말 호다다닥 재고

바로 현금 완납하고 저희는 자리를 일어났습니다.

가격은 총 190만원 (상하의+베스트+셔츠+핸드메이드)

솔직히 예산에서 쬐끔 벗어나긴 했지만

직접 보니 돈이 아깝지 않은 선택입니다.


23년 10월. 약 한달이 흘렀습니다.

가봉한 옷을 입어보고 사이즈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그 와중에 약 7키로가 불어버렸습니다.

통통해진 몸뚱아리에 임시로 한 바느질이 터지진 않을까 노심초사..

사이즈가 전부 1인치씩 늘었다는 비보까지 접하고..

민망함에 2차 상담을 진행합니다.

사실 이 때는 뭘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세하게 위치를 조정한다거나 수정사항이 있나 체크하는 느낌입니다.

근데 그걸 정말 열정적으로 해주십니다.

보이시나요? 대표님의 열정.

 
 

이 날의 하이라이트.

촬영용 정장 2벌을 고르는 시간입니다.

검은 턱시도는 고정입니다.

어두운 색은 있으니 밝은색을 입어보고자했는데

흰색은 뭐랄까..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에 어울릴 듯 합니다.

그래서 무난한 베이지색과 검은색 턱시도로 결정했습니다.


완성까지 약 2달 정도의 시간을 주십니다.

시간을 줬다고 표현한 것은 제 망할 몸뚱아리를 리커버리 하는 시간을 주셨다는 뜻입니다.

더 마르게는 못해도 1차 방문과 2차 방문사이에 쪘던 그 망할 7kg은 빼기로 하고

11월 25일 대망의 완성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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